“Thanks.” 곤하게 잠들어 있는 남자의 귓가에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속삭인 에그시가 그의 지갑에 들어있던 지폐 뭉치를 팔락이며 킬킬댔다. 그것을 걸쳐 입은 아디다스 져지 주머니에 챙겨넣은 에그시는 고양이 걸음으로 걸어 호텔의 문을 열고 나왔다. 남자는 꽤 부자였던 모양인지, 그저 섹스를 하기 위함이었으나 좋은 호텔을 잡아 둔 상태였다. 푹신한 침대 매트리스와 호텔에 구비되어 있던 좋은 샴푸와 바디워시의 냄새가 어젯 밤 온 몸을 감쌌던 불쾌한 정액 냄새를 씻어낸 듯한 느낌었다. 구름이 녹은 듯 희뿌연 안개가 사방에 깔려 있는 새벽이었다. 에그시가 작게 한숨을 내쉬듯 입으로 숨을 내쉬자, 안개 속에서도 뿌연 입김이 새었다. 미처 말리지 못했던 머리카락에서 물이 떨어졌다. 온 몸을 느끼는 서늘함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그는 이상할 정도로 사랑에 관심이 없는 남자였다.해리 하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순조롭게 최상위 대학을 졸업하고 킹스맨이 된 명실상부한 이 시대의 엘리트 젠틀맨인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사랑한다’ 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남자였다. 심지어는 육체적으로도 말이다. 짧은 옷을 입고 탐스러운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가는 여자의 뒷태,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다시 이어지는 엉덩이 선 따위의 모든 남자들이 혹하는 그런 시각적 요소들에 그는 한 번도 동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가 남자의 몸에 혹하느냐 묻는다면 그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관심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쏟는 시간이 매우 아까우며, 감정적으로도 굉장한 손해를 입는 일들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는 그런 것들에 빠져드는 대신..